죽전동 ‘초밥왕’

우리 동네 핫플_이 가게 어때?   초밥죽전


사장님께서는 젊은 시절 요리하는 걸 좋아했는데, 마침 집안 친척분이 큰 일식당을 하셔서 일손을 거들면서 자연스럽게 요리를 배웠고 본격적으로 일식 요리를 배우기 위해 호텔 일식부에 입사하셨습니다.
타고난 미각과 예술적 감각에 노력까지 더해지니 실력이 일취월장하게 되어 호텔 일식부 최고 책임자 자리까지 단기간에 올라가셨다고 합니다.
한참 동안 실력 발휘를 하며 즐겁게 일식 요리를 만들며 지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경영난에 허덕이는 회사를 지켜보면서 최고책임자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자리를 후배에게 물려주고, 어린 시절부터 꿈꿨던 본인의 일식당을 하고자 죽전동에서 초밥집을 개업하셨다고 합니다.
위계질서와 규율에 얽매여 일 해야되는 호텔보다는 셰프로서 자신의 끼와 실력,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본인의 가게를 하다 보니 힘든 것보다는 맛과 풍미를 칭찬하며 멀리서도 자주 찾아주는 단골분들 덕분에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하십니다.
죽전동에서 가게를 차리겠다고 마음을 먹고 죽전초밥으로 지었던 가게명이 인터넷 검색을 하면 잘 나오지 않아서 ‘초밥죽전’으로 바꾸면서 검색량이 늘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고 하십니다.
초밥이 나오기 전 먼저 주시는 샐러드는 호텔에서 터득한 일식 노하우와, 비법을 더해 만들어진 샐러드인데요, 프렌차이즈 초밥집에서 나오는 천편일률적인 맛이 아니라, 기존 일본식 간장 베이스 ‘와후 드레싱’에 양파, 간 당근, 설탕, 식초, 미향, 참기름에 2가지의 비법 재료를 더 첨가해 만든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맛인데 아삭아삭한 양상추와 특제 소스의 콜라보는 입안에 들어갔을 때 공장형 식당 음식에 길들여진 낮은 수준의 입맛을 살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흔히 사용하는 갓 잡은 활어를 사용하지 않고, 숙성 회를 사용한 초밥이 나오는데, 숙성 회를 사용하시는 이유는 쫄깃쫄깃한 식감을 배가시켜 진짜 맛있는 초밥을 선사해 드리려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 또한 갓 잡은 생선으로 만든 활어회 초밥은 다소 질긴 식감이이라 숙성 회를 더 좋아하는데요, 아무래도 숙성 회를 쓰면 단가도 올라가고 한 땀 한 땀 손질해 숙성지에 생선을 말아서 냉장실에서 숙성한 후 내놓기에 손이 많이 가서 번거로울 수도 있는데 최고 수준의 숙성 회만의 식감을 맛 보여드리기 위해서, 번거로움은 사치라고 말씀하시는 사장님을 뵈니 “그 만의 요리 철학이 투철하시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초밥 말고 사이드 메뉴로 일식 우동 메뉴를 추천하고 싶은데요,
보통 초밥집이나 초밥 뷔페를 가면 완제품으로 나오는 우동 원액을 온수에 희석해서 쓰는데, 사장님께서는 육수를 직접 만드신다고 합니다. 신선한 채소와, 가스오브시, 혼다시, 육고기 등을 장시간 우려내서 깊은 국물 맛이 나고, 고명으로 나오는 소고기와 알록달록한 야채는 입뿐만이 아니라 먹는 사람의 눈도 즐겁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사장님의 필살기 회를 보니, 보기에 정갈할뿐더러 맛깔스럽고 일식부 34년 경력을 여기에 다 쏟아부은 것처럼 장식해서 한점, 한점을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한편의 아름다운 그림 작품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요리를 예술이라고도 하나 봅니다.
초밥을 먹는 순서는 먼저 담백한 흰살생선을 먹은 뒤 기름기가 많은 붉은 살 생선, 그다음 조개류, 등 푸른 생선 순으로 먹으면 좋다고 합니다. 그래야 초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으며, 밥알을 간장에 찍게 되면 밥이 부러질 수가 있고 밥맛이 변할 수가 있기에 생선 살 끝부분만 살짝 간장에 찍어 먹는 게 좋고, 젓가락보다는 손가락으로 초밥을 집어 먹는 게 사실은 더 좋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나만 알고 싶고, 공유하기 싫은 맛집이지만, 이제는 우리 동네 초밥 맛집으로 강력히 추천합니다.

☎ 053-526-9292

박언미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