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고 답하다] 천국 만들기

어느 날 한 부인이 가정생활을 비관하며 간절히 빌었습니다. “하느님, 빨리 천국에 가고 싶어요. 정말 힘들어요.” 그 때 갑자기 하느님이 나타나서 말했습니다. “살기 힘들지? 네 마음을 이해한다. 이제 소원을 들어줄 텐데 그 전에 몇 가지 내 말대로 해보겠니?” 그 부인이 “예!” 하자 하느님이 말했습니다. “얘야! 집안이 지저분한 것 같은데 네가 죽은 후 마지막 정리를 잘하고 갔다는 말을 듣도록 집안 청소 좀 할래?” 그 후 며칠 동안 그녀는 집안 청소를 했습니다.
3일 후 하느님이 다시 와서 말했습니다. “얘야! 애들이 맘에 걸리지? 네가 죽은 후 애들이 엄마가 우리를 정말 사랑했다고 느끼게 3일 동안 최대한 사랑을 주어 볼래?” 그 후 3일 동안 그녀는 애들을 사랑으로 품어 주고 정성스럽게 요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다시 3일 후 하느님이 말했습니다. “이제 갈 때가 됐다. 마지막 부탁 하나 하자! 너 남편 때문에 상처 많이 받고 미웠지? 그래도 장례식 때 ‘참 좋은 아내였는데…’라는 말이 나오게 3일 동안 남편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대해줘 봐라” 마음에 내키지 않았지만 천국에 빨리 가고 싶어 그녀는 3일 동안 최대한 남편에게 친절을 베풀어주었습니다.
다시 3일 후 하느님이 말했습니다. “이제 천국으로 가자! 그런데 그 전에 네 집을 한 번 돌아보려무나!” 그래서 집을 돌아보니까 깨끗한 집에서 오랜만에 애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고 남편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천국으로 떠나고 싶지 않았고, 결혼 후 처음으로 “내 집이 천국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인이 말했습니다. “하느님, 갑자기 이 행복이 어디서 왔죠?” 하느님이 말했습니다. “지난 9일 동안 네가 만든거야!” 그 때 부인이 말했습니다. “정말이요? 그러면 이제부터 여기서 천국을 만들어가며 살아볼래요!”
9일 동안 천국 만들기의 기적은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가능합니다. 희생의 길은 행복으로 가는 밝은 길입니다. 희생의 짐을 지면 인생의 짐이 가벼워집니다. 내가 상대를 위해 모든 것을 걸 때 그도 나를 위해 모든 것을 겁니다. 희생은 부담스럽지만 그 부담을 각오할 때 행복의 신비가 찾아옵니다. 자기 몰입의 신비주의자는 되지 말아야 하지만 희생의 신비를 아는 자는 되어야 합니다.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삽니다. 이 역설의 진리를 잘 소화하는 소화력이 있을 때 행복의 키가 부쩍 자라있음을 보게 될 것입니다.

구용회 건양사이버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