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고 답하다] 반포지효(反哺之孝)

반포지효(反哺之孝)는 까마귀 새끼가 자란 뒤에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효성이라는 뜻으로, 자식이 자라서 부모를 봉양함을 의미한다.
유래는 다음과 같다. 명나라 말기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 까마귀 습성을 살핀 내용이 실려 있다. 까마귀는 부화한지 60일 동안은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지만 이후 다 자라면 먹이 사냥에 힘이 부친 어미를 먹여 살린다고 한다. 까마귀를 자오(慈烏, 인자한 까마귀) 또는 반포조라 한다. 곧 까마귀가 어미를 되먹이는 습성을 반포라고 하는데 이는 극진한 효도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연유로 반포지효는 어버이의 은혜에 대한 자식의 지극한 효도를 뜻한다.
옛날에 어떤 외딴 시골 마을에 덕망 있는 할아버지가 동산을 바라보다가 우연히 까마귀 둥지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것을 발견하였다. 까마귀 둥지 속에는 늙은 까마귀 두 마리가 몸이 허약해서 죽어가는 모습이 보였는데 주위에 있는 까마귀 자식들이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어미 까마귀들을 살리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행동하는 모습들 보였다. 첫째 까마귀는 먼 개울에서 개울물을 입에 가득 넣어 와서 까마귀에게 계속해서 입에 넣어주고 있었으며, 둘째 까마귀는 들과 산에 있는 온갖 먹음직스러운 곤충을 잡아와서 먹이고 있었고, 셋째 까마귀는 까마귀가 가장 좋아하고 소화가 잘되는 개구리를 잡아왔다. 넷째 까마귀는 물에 사는 물고기를 잡아 먹였고, 다섯째 까마귀는 동네 사람들이 먹고 버린 음식찌꺼기를 주어다 먹이는 모습을 할아버지는 유심히 보았다.
동네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천대를 받던 까마귀가 어미에게 지극 정성으로 효도하는 모습을 본 할아버지는 무릎을 탁 치면서 ‘쇠약해서 죽음이 가까이 있는 어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봉양하는 효도의 새’라는 것을 깨달았다. 반포(反哺)란 먹이를 물어다 어미 입에 넣어준다(반대로 먹여준다)는 뜻으로 반포지효란 “반대로 어미를 먹여 주는 효도를 함으로써 공을 갚는다”는 뜻으로서 옛날부터 까마귀를 반포조라고 불렀다.
우리나라에서는 까마귀가 울면 재수가 없다고 하지만 중국에서는 영적인 새라 믿어 길조로 여긴다고 한다. 까마귀는 머리가 좋아서 먹이를 재빨리 찾아내고 남은 것은 숨겨두었다가 배가 고프면 찾아서 먹기도 한다. 또한 저장한 먹이를 먹을 때는 빨리 상하는 것부터 먹고 호두나 조개같은 껍데기가 단단한 것은 바위에 떨어뜨려 껍데기를 깨고 먹는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인간은, 아니 나는 까마귀보다 능력도 부족하고 지혜도 부족하고 효도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구용회 건양사이버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