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고 답하다] 공짜는 없다

히말라야에 사는 고산족이 양을 팔기 위해 시장에 나왔다. 양을 사려는 사람이 나타나자 주인은 양을 데리고 산으로 향했다. 주인은 양을 풀밭에 놓아 주며 풀을 뜯어 먹게 했다. 두 사람은 한참 동안 그 모습을 지켜본 뒤에야 흥정을 끝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한 외국인이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양의 가격 또한 이해할 수 없었다. 한 눈에 보아도 살이 통통하게 오른 양이 비쩍 마른 양보다 싼 가격에 팔려갔던 것이다.
외국인은 양을 팔러 온 사람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양의 주인은 무게나 겉모습이 아니라 평소 버릇을 보고 가격을 정한다고 했다. “풀을 먹을 때 아래에서 위로 오르며 뜯어 먹는 양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며 풀을 뜯어 먹는 양보다 가격이 높습니다.” 외국인은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자 양 주인이 다시 말했다. “온통 벼랑뿐인 히말라야에서 아래로 내려오며 풀을 뜯어 먹는 편한 습성에 길들여지면 풀이 없어도 위로 올라 갈 줄 몰라 굶어 죽기 때문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습관을 가졌느냐가 그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겁니다.
고사성어에 매사마골(買死馬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죽은 말의 뼈를 산다’는 뜻으로, 귀중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공을 들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옛날 천리마를 구하려고 애쓰던 임금 앞에 하급관리가 나타나 천금을 주면 천리마를 구해오겠다고 장담했습니다. 하지만 그 관리가 갖고 온 것은 오백 금이나 주고 산 죽은 천리마의 머리뼈였습니다. 화가 난 임금이 관리를 불러 연유를 묻자 그가 답했습니다. “전하께서 죽은 천리마 머리를 오백 금이나 주고 샀다는 소문이 나보십시오. 그동안 집안에 천리마를 숨겨놓고 있던 사람들이 전하 앞에 줄을 설 것입니다.” 과연 그 말대로 천리마를 가진 사람들이 임금 앞에 몰려들었고, 임금은 쉽게 천리마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 않고 거둘 수는 없습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먼저 심어야 합니다. 세상에 없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공짜, 비밀, 정답. 그러고 보니 세상에는 정말 공짜는 없는 것 같습니다.

구용회 건양사이버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