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고 답하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큰 일 이라도 작은 일부터 시작된다는 말로, 그 일의 시작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천 리를 간다고 치자. 십 리는 4킬로미터, 천 리면 400킬로미터다. 이렇게 먼 길도 한 걸음을 떼지 않으면 아예 갈 수 없다. 이처럼 시작은 일 전체를 통해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이 생겨난 듯하다. 무슨 일이든지 시작하기가 어렵지 일단 시작하면 반 이상 한 것이나 다름없으므로 끝마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는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아주대 심리학과 이만규 교수의 “크게 이루고 싶은가? 작게 실천하라!”(동아비지니스 리뷰, 2013년 10월호 ) 라는 가르침은 꽤 설득력이 있다.
코끼리 한 마리를 다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딱 한 가지 밖에 없다. 한 입씩 먹는 것이다. 기와 열장을 가장 쉽게 깨는 방법은? 그 역시 한 번에 한 장씩 깨는 것이다.
태산을 옮기지 못하는 것은 산이 커서가 아니다. 산을 잘게 쪼갤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어려운 문제는 누군가에게는 쉽고, 우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우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쉽게 해내는 사람들, 그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불가능한 일을 가능한 일로 분할해 낸다는 것이다.
가톨릭의 평신도 단체인 레지오 마리애에서는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방법으로 39단계 실천론을 제시한다. 39단계 실천론의 요지는 이렇다. 엄두가 안 나는 일이 생기면 목표 달성 과정을 39단계로 쪼갠다. 그리고 단계적으로 한 번에 한 가지씩 실천한다. 그러다 보면 결국 불가능한 일을 해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한 번에 지붕에 오를 수는 없으나 계단을 통해 한 계단씩 오르면 가능하듯이 아무리 까마득하게 높은 목표라도 39단계로 쪼개서 하나씩 실천하다 보면 결국 목표 달성이 가능해진다.
첫 번째 계단을 오르면 곧이어 두 번째 계단이 나타날 것이고, 두 번째 계단을 오르면 세 번째 계단이 나타날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39계단을 모두 오르기도 전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곳에 도달하게 된다.
너무나 당연한 말을 나열한 듯하다. 결국 이 당연한 말들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내친김에 그동안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실행하지 못 한 것이 있다면 오늘, 아니 지금 당장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구용회 건양사이버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