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청답] 2022 새로운 청년 트렌드 러스틱 라이프!

靑問靑答: 청년이 묻고 청년이 답하다

해마다 새해 트렌드를 비교 분석해서 핵심 키워드를 제시하는 서울대학교의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올해 새로운 키워드 하나를 제시했다. 바로 러스틱 라이프이다. 날것의 자연 그리고 시골 고유의 매력을 느끼면서도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와 편안함을 함께 향유하는 시골향 라이프 스타일을 일컫는다.
코로나 상황이 맞물리며 늘어나는 실내 생활과 사회적 고립에 대한 대안으로 드넓은 자연과 아날로그 접촉에 대한 향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시골과 바캉스를 합한 신조어인 촌캉스 그리고 옛것의 현대적 해석인 뉴트로 감성이 한데 어우러져 어느덧 시골 이곳저곳에서 이런 러스틱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청년들이 방문할만한 대표적인 러스틱 라이프 목적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또한 디지털 노마드 족이라고 불리는 신조어의 탄생 배경과 청년들이 시골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노마드족을 희망할 때 고민해봐야 할 요소들을 함께 다뤄본다.

2014년 피지섬에 머무르며 첫번째 책을 완성했다디지털 노마드의 실험추현호


대구에서 멀지 않은 의성 서부 그리고 동부
의성 서부는 안계평야를 중심으로 의성군의 지원으로 설립된 의성 이웃사촌 지원센터가 주도하는 청년 유입정책이 3년째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평야 중 한 곳인 안계평야를 중심으로 의성 서부권역에서는 이미 청년들이 시골에 와서 체험하고 정주할 수 있는 주거, 일자리 대안에 대한 하드웨어가 체계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해마다 의성 시골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당 프로그램의 경쟁률은 면접을 봐야만 선발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올해는 의성 동부 권역인 금성을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시골 살아보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의성 동부는 평야 중심인 서부와 다르게 금성산을 필두로 여러 관광자원이 군데군데 포진해있어 청년들이 와서 즐길 거리, 볼거리, 먹을거리가 충분한 곳이다. 의성 금성산에 올라 드넓은 의성 전역을 내려다보면 의성의 남다른 기운을 느낄 수 있으며 의성 산운생태마을을 중심으로 자리 잡은 고택인 소우당에서 한옥 스테이를 경험해볼 수도 있다. 2022년 5월부터 새로운 의성 동부권역 시골 살아보기 프로그램은 의성군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정보를 4월부터 확인해볼 수 있다.

500년이 넘은 종택들이 즐비한 곳 안동
필자는 지난 2주간 대한민국의 대표 종택 10여 군데를 방문했다. 종택은 대한민국 전통의 근간이며 종가를 대표하는 집이다. 전통문화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나뉘어 보존되는데 인간문화재를 필두로 하는 무형 문화재가 소프트웨어를 일컫는다면 500~600년에 이르는 종택은 대표적인 유형문화재이다. 21세기 청년들이 생각하고 느낄 부분이 상당히 많은 부분 중 하나는 또한 종손과 집안을 지켜온 종부의 삶의 방식과 태도이다. 최근 대표 K 방송프로그램에서 한국인의 대표 밥상으로 퇴계 이황의 검소한 밥상 차림이 방영되기도 하였는데 이 방송은 안동의 노송정 종택에서 촬영이 되었다. 종택들의 고유한 멋과 전통의 위엄은 대표적인 영화촬영지로도 많이 노출되고 있는데 노송정은 영화브라더스의 촬영지이기도 했다. 노송정 앞을 지키던 진돌이도 브라더스에 출연한 영화견이라고 했다. 오래된 시간을 견딘 존재만이 낼 수 있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종택의 멋이 느껴진다. 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대한민국 곳곳의 숨은 종택을 방문하고 종택의 이야기를 청년들에게 알리는 일을 지속해 나가려 한다. 단순히 전통을 지키고 널리 알려야 한다는 당위성 때문이 아니라 종택과 고택의 멋과 우아함에 흠뻑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즐비한 해안가 마을
동해안 고속도를 타고 남쪽에서 강원도 방향으로 죽 올라가다 보면 심심찮게 해안가에 자리한 뷰가 정말 좋은 카페들이 보인다. 최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000평대의 대형 해안 카페가 투자 몇 해 만에 2배 이상의 투자 차액을 남기고 매매될 정도로 해안가 카페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해안가에 위치한 대표 카페들 주변으로 즐길 거리와 먹을거리가 어우러지면 이는 도심 생활에 지친 관광객들이 당일 여행으로 방문하며 머물 수 있는 관광지로 탈바꿈된다. 강원도 강릉의 커피 거리는 이미 오래된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러스틱 라이프에는 디지털 노마드라고 불리는 새로운 직종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디지털 노마드는 일정한 사무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노트북 하나와 태블릿만을 들고 전 세계와 전국을 다닌다. 인터넷에 접속되는 환경만 가능하다면 이들의 근무지는 전 세계로 확장된다. 이들이 자신이 머물고 싶은 곳에서 한없이 머물면서도 생계를 유지하고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디지털 관련된 일을 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민국 곳곳에서도 러스틱 라이프+디지털 노마드 결합 형태의 로망을 꿈꾸며 새로운 창업을 시도하는 청년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일까? 해안가 카페에는 노트북을 켜놓고 각종 서류 더미를 옆에 올려두고 업무에 몰두하고 있는 청년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조심스레 말을 걸어보면 이곳저곳 이동하며 머물고 싶은 곳에서 일을 하는 디지털 노마드 족이다.

1년은 기본으로 머물 수 있는 유럽 각국의 스타트업 법
외국인이 취업비자를 받지 않고도 해당 국가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노마드 비자가 스페인, 카리브해의 섬나라 바베이도스, 에스토니아, 독일, 아이슬란드, 몰타, 노르웨이, 포르투갈 등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수입의 대부분을 해당 국가 밖에서 벌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기도 하지만 디지털 노마드 족들에게는 전 세계 속 러스틱 라이프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면 더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이 된다.

러스틱 라이프 대비하기
막연한 이상만을 가지고 시골로 향해서는 안 된다. 특히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꿈꾸는 청년이라면 본인이 진행하고자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하드웨어나 인프라 기반의 사업이 아니라 디지털 기술만으로 가능한 사업인지 사업의 본질에 대해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실제로 한 쇼핑몰을 운영하는 부부 창업자가 도심 생활에 지쳐 시골을 찾아 새로운 사무실을 꾸렸다. 시골에 이주할 때 이전비와 여러 혜택을 받아 어렵지 않게 빈집을 매입해 리모델링을 했고 사무실을 꾸릴 수 있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사업이 순조롭게 이어지지 않고 있다. 시골에 오더라도 꾸준히 매출이 올라올 수 있는 핵심 기술과 핵심 서비스를 고객에게 전달함에 있어 차질이 없어야 하는데 온라인 쇼핑몰의 물류창고가 도시에 인접해 있었고 거래처가 모두 도심에 있었기에 부부는 시골로 내려왔지만, 오히려 도시를 오가는 일이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러스틱 라이프를 시골 정주로 이어지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면 추진하고자 하는 창업의 방향이 명확해야 한다.

추 현 호 대구청년정책위원회 위원 / e-mail: ilmare1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