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청답] 청년! ‘독서’를 해야하는 이유

靑問靑答: 청년이 묻고 청년이 답하다

수성구는 전국적으로 입시특구로 유명한 곳이다. 그곳에서 올해로 3년째 필자는 우공이산 인문도서관이라는 작은 문화공간을 수성구의 지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부담없이 인문학 특강과 도서를 읽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감사함을 느낀다. 우공이산 인문도서관에서는 4차산업과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 따라 여러 멀티미디어, 디지털콘텐츠, 빅데이터, AI, 인공지능도 주요한 이슈로 다룬다. 하지만 참가자들과 가장 밀도 깊은 토론을 하는 분야는 프랑스의 바칼로레아에서 추출한 질문을 바탕으로 인문학의 중심 뼈대를 이루는 문학, 역사, 철학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이다.

필자가 6여년전 썼던 글이 온라인상에 화제가 되었던 이유는 낮은 문해력에 대한 공감대일거라고생각한다_추현호

21세기 청년들 낮은 문해력으로 고통받아!
현장에서 독서토론과 독서클럽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청년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이따금씩 놀라게 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은 디지털 세대의 청년들이 가지는 문해력이 생각보다 높지 않음에서 오는 고민이다. 지역의 거점대학등에서 고등교육을 받고 좋은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청년들도 문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독해해 내는 부분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OECD 가입국 중 국민들의 독서 문해력 최하위
여러 일간지와 데이터에서 드러난 기사에 의하면 대한민국 국민들이 유럽 선진국 국민들과의 실질 문맹률 비교에서 최하위 수준에 랭크가 되어있다. 낮은 문해력은 어떤 사회 문제를 야기할까? 낮은 문해력은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저하를 가져오고 이는 모든 활동이 고도로 네트워킹화되고 있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의 소통 비용 증가를 가져온다. 서로에 대한 공감과 이해 그리고 존중은 인문학적 소양이 겸비되어 문화적 자본이 충만한 선진사회가 보이는 주요한 특징들이다. 반면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다양한 범죄현상들과 특정 이슈들의 원인 중 하나로 낮은 문해력과 그로인한 문화적 자본, 인문학적 교양, 공감대의 부재의 결과라고 진단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이는 낮은 문해력이 결국 어떤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편이다.

지식정보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Data 속에서 insight와 Wisdom을 만드는 능력
현대 청년들은 쏟아지는 데이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IOT(Internet of Things:사물인터넷)로 대변되는 기술은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환경속에서의 많은 활동들에 대한 디지털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되어주고 있다. 청년들은 이런 고도화된 디지털 사회 속에서 사회인으로 살아간다. 청년들은 무분별하게 흩어져있는 Data속에서 유의미한 information을 만들고 그 information을 바탕으로 현실에서 변화를 유도하는 Action 플랜을 짤 것을 요구받는다. 그 중에서도 이 모든 정보들을 정제하고 가다듬을 수 있는 디지털 Literacy(디지털 문해력)을 가진 청년은 무분별한 데이터 속에서 새로운 지식(knowledge)을 창출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 지식이라고 하는 개념보다 더 높은 상위에 있는 개념인 창조적 영감(creative insight)을 창조하기도 한다.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에 충실하며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지식의 최정점으로 우리는 영감(insight) 혹은 지혜(wisdom)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런 insight와 wisdom은 지식 기반 사회에서 청년에게 차별점이 되어줄 수 있다.

창의성 혁신 그리고 새로운 영감과 지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
동서고금을 통틀어 리더들은 한결같이 책을 곁에 두고 많이 읽었다고 이야기한다. 책을 읽는다고 모두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리더 중에 책을 정기적이고 주기적으로 읽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옛말이 있다. 최소비용으로 지식사회의 자본인 새로운 영감과 지혜의 원천을 끊임없이 생산할 수 있는 하나의 행동을 고르라면 필자는 단연코 독서를 권하고 싶다. 현장에서 낮은 문해력으로 고민이 많은 청년들에게 물어보면 한결같이 1년에 책 1권도 제대로 읽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오곤 한다.

종이책 읽기를 권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활용도 높아
어느 시점의 저자가 써둔 내용을 미래의 다른 시점에 독자가 읽는다는 점에서 책 읽기는 생각의 타임머신과 닮아있다. 최근 등장한 첨단기술의 발전과 다양한 네트워킹, 컴퓨터, 모바일 환경으로 더 이상 물리적 종이의 묶음인 책이 독서행위의 주체가 되는 시기가 지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여전히 아날로그 독서를 선호한다. 책을 만지고 책장을 넘기고 연필로 줄을 긋고 책 냄새를 맡는 그런 아날로그 독서 경험이 주는 특유의 정서적 안정감을 즐긴다. 그렇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바로 유례없는 기술의 혁신이다. 21세기 모바일 컴퓨팅과 클라우드의 혁신으로 책은 읽는다는 행위를 넘어서 그 본질인 소통의 방식에 근원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나의 책에 수많은 독자가 있을 수 있고 그 수 많은 독자는 서로 다른 의견을 내어놓는다. 그 서로다른 의견에 노출되고 정반합의 단계를 거치다 보면 청년의 설익은 생각은 유연한 가운데 무르익게 된다. 이러한 독서 토론은 하나의 책을 수백 번 읽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읽고 나누고 써보기!
독자는 저자의 책을 읽고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거나 반대할 수 있다. 혹은 중립적인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 가장 안 좋은 독서는 읽기만 하고 생각을 하지 않거나 더 나아가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독서이다. 소위 책만 읽는 바보라는 말이 있다. 목적없는 그리고 행동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 독서를 경계하는 옛말이다. 읽지 않는 것보다는 혼자라도 읽는 것이 낫고 혼자 읽는 것보다는 함께 읽는 것이 낫다. 읽기만 하는 것보다는 읽고 말하며 나누는 것이 낫고 말하는 것보다는 더 나아가 함께 써보는게 낫다.

2022년 청년들에게 권하고픈 문화가 있는 날
매달 마지막 수요일이 되면 다양한 문화혜택이 쏟아진다. 필자도 매달 마지막 수요일이면 꼭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러가기도 한다. 무엇보다 만만치 않은 영화티켓 값이 그날 만큼은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문화의 날에 꼭 가봐야할 곳이 있는데 바로 도서관이다. 평소보다 대출을 2배나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다. 대구 남구립 대명어울림도서관, 이천어울림도서관, 대현도서관, 2.28민주운동기념회관 도서관 등 에서는 대출을 두배로 20권을 빌릴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다가오는 설 명절에는 가족들 모두가 둘러앉아 책 덕담을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생에서 가장 의미깊었던 책들을 골라 서로에게 책 속의 문장을 들려주는 그런 따뜻한 시간을 기대해 본다.

추현호 대구청년정책위원회 위원 / e-mail: ilmare1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