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청답] 소통 능력 극대화엔 토론이 최고!

靑問靑答: 청년이 묻고 청년이 답하다

얼마 전 지역의 한 대학교에서 대구경북 7개 대학생이 참가한 대경권 대학생 토론대회가 열렸다. 필자는 몇 해 전 경기도 오산에서 열린 전국청소년토론대회 부심사위원장을 역임하는 것을 계기로 토론대회와 특별한 인연을 맺어왔고 이번 토론대회에도 심사위원으로 함께 했다.
대학생 토론회에서는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이슬람사원 건립, 대구-군위통합문제, 사투리 보존 등 다양한 논제에 대한 대학생들이 열띤 찬반 토론 토너먼트가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심사위원으로 함께하며 청년들에게 토론에 대한 평가와 조언을 드렸다. 대학교에서 진행된 토론대회장에서의 열기는 요즘 청년들의 관심사가 분명 토론과 맞닿아있음을 말해주는 듯했다. 기업의 채용과정 중 대면 심사에서 반드시 보이게 되는 역량 중 하나가 바로 이 토론능력이다. 평가는 논제를 제시하고 후보자의 논리적인 주장을 펼치도록 요구하고 논리적 전개 방식을 살펴보는 것으로 진행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서로 팀을 나눠 찬반 의견을 정하고 양측의 의견을 바탕으로 첨예하게 각을 세우고 토론하는 과정 자체를 살펴보고 후보자의 팀워크 역량 전반을 평가하는 데 활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이런 토론 역량과 능력이 중요하게 청년에게 요구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재능과 능력들이 회사의 비전과 미션을 위해 잘 정렬되어야 하는 창업 현장에서도 청년들의 소통능력은 재차 강조해도 부족할 정도로 중요 역량으로 요구된다. 그렇다면 소통능력의 핵심과 맞닿아있는 토론 능력을 21세기 청년들이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청년들 취업 준비에도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똑 부러지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토론 기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2021대경권대학생지역문제대토론회현장모습_추현호 심사위원 촬영


확실한 논거를 준비하지 못한 TEAM A
사투리 보존에 대한 찬반 토론의 논제를 다루게 된 A팀은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사투리 보존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 찬성을 한다고 팀의 주장을 내세웠지만 뒤이어 언급한 논거를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부족했다. 찬반 토론에서는 상대방의 주장과 논거를 듣고 공격과 방어를 진행하게 되는데 부족한 논거, 준비가 덜 된 논거를 이야기하면 할수록 팀은 토론에서 포인트를 잃게 된다. 결국 Team A는 토너먼트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논제분석을 잘못한 TEAM B
이슬람 사원 건립 문제에 대한 찬반 토론에서 반대 입장에 선 B팀의 팀원 중 하나가 대구경북 이슬람 사원을 넘어선 지역을 벗어난 논제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해당팀의 발언에 대한 상대방의 지적과 날카로운 반박이 들어왔고 해당 부분에 대한 논리적인 방어를 하지 못한 B는 토론에서 확실하게 주도권을 넘겨주게 되었다. 논제의 범위는 구체적이고 좁을수록 논리적 공격과 방어가 용이할 수 있다.

팀원들의 역할 구분을 잘못 배정한 TEAM C
3명으로 구성된 토너먼트 토론대회에서 C팀이 줄곧 위태로웠던 이유는 3명의 팀원의 주장이 조금씩 다르게 청중들에게 전달된다는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룹 토론의 경우 그룹 팀원은 하나의 주장에 대해서 같은 기조와 프레임을 유지하며 상대방 팀과 토론 배틀(전쟁)을 해야 한다. 팀원들의 주장의 결이 달라지게 되면 쉽게 토론이 상대방의 승리로 넘어갈 수 있다.

확실한 논제의 분석, 타당한 근거의 준비, 팀별 역할 구분이 토론에서 중요
다수의 토론대회에서 참가자는 찬반 토론 중 어떤 입장이 될지 당일 전에는 알지 못한다. 다수의 경우 참가자는 하나의 의제에 대해서 찬성과 반대 입장 두 가지를 다 준비해야만 한다. 어떤 경우든 토론을 잘 진행하기 위한 가장 첫 단계는 정확한 논제의 분석이다. 논제 자체를 잘 못 이해하고 해석하게 되면 토론 전체의 방향이 엉뚱한 곳으로 흐르게 된다. 주장할 때는 꼭 근거를 마련해 함께 제시하게 되는데 근거는 구체적일수록 좋다. 인용한다면 인용의 출처가 명확하고 권위적일수록 유리하다. 그룹 토론의 경우에는 토론 참여자 간에 주 토론자, 보조 토론자, 상호 토론자로 역할을 나눠 분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의견을 정말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는 PREP 기법
토론 잘하는 방법을 한 마디로 전달해 드리긴 힘들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 기법의 하나인 프렙 기법을 설명해 드리려고 한다. 프렙은 P, R, E, P의 앞글자를 딴 것인데 이 프렙만을 잘 활용해도 토픽에서 벗어나는 실수를 줄일 수 있다. Point, Reason, Example, Point를 줄인 PREP에 대한 설명을 먼저 드리고자 한다. 앞의 Point(포인트)는 먼저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입장을 분명하게 정해서 전달하는 부분이다. 그러고 나면 그 내용에 대해서 이유를 설명하는 게 Reason에 해당한다. 그 이유를 설명하고 난 다음에는 예시를 드는 게 Example이다. 이 과정들을 다 마치고 나면 다시 한번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서 강조하는 게 뒤의 Point이다. 줄여서 이 과정을 순서대로 진행하게 되면 PREP이 된다.

평소 논리적 글쓰기를 바탕으로 한 생각하는 습관 생활화 필요
토론을 잘하기 위한 논리적 사고와 말하기는 하루아침에 되는 부분은 아니다. 평소에도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글을 쓰는 부분이 전제되어야 논리적 말하기가 익숙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탄탄한 논거를 바탕으로 잘 쓰인 칼럼이나 에세이, 비평을 많이 읽어볼 것을 권해드리고 싶다. 읽으면서는 그냥 수용하지 않고 비판적으로 읽기도 필요하다. “이 주장은 어떤 데이터에 의해서 뒷받침되고 있지?”, “이 근거는 과연 타당한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 제시하면서 능동적으로 글을 읽는 게 중요하다.

항상 12월이 되면 대학가에 논술이 유행이다. 대학입시에도 논술이 중요한 당락의 기준으로 작용하고 취업 과정에서도 논리적 사고와 글쓰기는 중요한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평소에 꾸준한 독서를 바탕으로 논거에 기반한 글쓰기, 생각하기, 말하기를 운동처럼 습관으로 연습해두시기를 권해드린다.. 그리고 기회가 닿는다면 토론대회나 토론회를 자주 접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한다.

청년이 참고할만한 토론대회 비롯한 각종 공모전 서치: https://www.youthcenter.go.kr/

추현호 대구청년정책위원회 위원 / e-mail: ilmare16@naver.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