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청답] 청년 카페 창업! ‘이것만은 꼭 알아두기’

靑問靑答: 청년이 묻고 청년이 답하다

지난 10월 28일 목요일부터 10월 31일 일요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는 제 10회 대구 커피&카페 박람회가 개최되었다. 이번 커피 박람회에서는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준비되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특별히 눈여겨 볼 포인트가 있었다. 바로 지역의 중소 로스터리 카페들이 직접 기획해 만든 로스터리 게더링이라는 부스존이었다.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들과 브랜드들이 즐비하고 시장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커피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향을 내며 은은히 지역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로스터리 명가들이 모인 존이다.
필자가 운영하는 라이브 커머스 회사가 특별한 인연으로 이번 로스터리 명가들의 방송을 맡았다. 기간 동안 박람회장을 코로나 혹은 거리 등의 이유로 찾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진행했다. 과정에서 필자는 다양한 로스터리 카페들의 제품과 차별화 포인트를 집중적으로 함께 살펴보고 고객들에게 표현할 수 있는 방향과 캠페인에 대해서 심도 있는 고민을 함께 지속했다. 지역에서 자신만의 고유성을 가지며 지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로스터리 카페들은 명확한 브랜드 컨셉과 특별한 스토리가 더해져 그 자체로 차별성을 지니고 있었다.
요즘 청년상담소에서 혹은 대학 현장에서 청년을 만나다 보면 여러 청년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더 자주 그리고 더 많이 창업에 관해서 물어온다. 그만큼 취업이 쉽지 않다 보니 창업을 하고 싶다기보다는 창업에 내몰린다는 표현이 맞겠다는 표현이다. 생계형 창업으로 다수의 청년이 거론하는 분야는 외식업인데 그중에서도 단연코 가장 빈번하게 거론되는 창업아이템이 바로 카페이다.

청년 카페 창업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H 상담 사례

추현호 위원이 8년째 직접 운영하고 있는 콰타골목 카페 앞에서
사진출처:매거진 sk

H는 한 지역대학에서 보건학을 전공하고 병원에 잠시 취업을 했지만 이내 적성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퇴사를 했다. 그녀는 창업을 꿈꿨고 그중에서도 카페 창업을 몹시 하고 싶어 했지만 카페 창업비용을 감당할 자신도 그리고 커피에 대한 전문성도 부족한 상태였다. 필자는 몇 차례 꼭 카페 창업을 하고 싶냐고 다시 물어보았고 그렇다는 대답을 들었다. 이제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 드려야 할 시간이었다.
필자는 8년의 시간 동안 한 대학가 인근에서 30여 평 되는 공간의 카페를 운영해오고 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국내 가장 큰 커피 프랜차이즈와 승부를 벌여보겠다고 연 매출이 수십억에 달하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 옆 건물에 자체 브랜드 카페를 창업했다. 100평 규모의 루프탑이 매력적인 카페였지만 결국 2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투자한 모든 것을 잃었다. 값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운 창업 감각들은 모두 체화되어 남아있다. 그런 경험들이 필자에게 가르쳐준 다양한 경험을 덧대어 스텝 바이 스텝 조언을 H에게 전했다.
이후 H는 그 스텝대로 창업 준비를 진행했다. 우선 그녀에게 내가 권한 것은 국내 대표 커피 브랜드 프랜차이즈 혹은 직영점에서 6개월 정도 일을 진행하며 큰 회사가 운영되는 시스템을 배워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중소형 카페의 가장 큰 문제는 사장 혼자 모든 것을 해내다보니 시스템이 전혀 체계화되지 않고 시스템이 없기에 성장 한계성은 물론이거니와 조금만 장사가 잘되어 사업이 커져도 그 사업의 범위를 감당하지를 못한다는 점이다. H는 그곳에서 몇 개월 일하며 바리스타 일의 기초를 배웠다. 이후 그녀에게 내가 권한 것은 같은 급의 다른 브랜드에서 일해 볼 것과 마찬가지로 6개월이라는 시간이 적합하다고 알려주었다.
과정에서 H는 2개의 큰 커피 프랜차이즈의 시스템적 운영을 직간접적으로 습득하게 되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것은 H가 커피 직원의 마인드가 아닌 미래 커피점주로서의 마인드로 일을 진행하도록 지속적으로 마인드 세팅을 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다. 한 달 월급을 고정적으로 받기 위해 출근하는 직원의 마인드가 아닌 “나는 지금 커피 창업을 준비하는 미래 카페 사장이야”라는 마인드와 프레임으로 출근을 하며 현장을 바라보면 현장이 달라 보이게 된다. 그리고 난 후 그녀에게 필자가 알려준 마지막 단계는 지역에서 가장 잘 되는 로스터리 카페, 맛이 좋다고 소문나고 자신만의 SNS 채널을 잘 운영하는 중소 카페들에 들어가서 마찬가지로 3~6개월 정도를 일해볼 것을 권했다. 그녀의 손에는 창업 다이어리를 들려주었다. 매일매일 그날 배우고 익힌 것을 기록하면서 카페 창업을 준비할 수 있는 도구로 창업다이어리는 사용이 된다.

카페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청년들이 가장 많이 맞닥뜨리는 질문은 자금이다. 평수가 작아도 인테리어가 평당 많이 들어가도록 기획을 하고 설계를 하면 돈이 수억대로 들어갈 수도 있다. 또한 사용하는 에스프레소 머신 등 커피 집기들의 종류에 따라서도 창업 투자 비용의 액수가 달라진다. 하지만 이 부분에도 창업 초기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는데 바로 폐업한 카페들의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중고집기들을 유통하는 곳들을 미리 정보를 파악해두고 상시로 체크를 하는 것이다. 최근 핫한 카페로 지역에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 후배의 카페 창업스토리 중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이탈리아제의 경우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데 거의 새것에 가까운 기기를 30%의 가격에 매입하게 된 경위를 전해주었다. 바로 앞서 말한 방식이었다.
카페 창업을 앞두는 청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은 카페 창업에서 절대적인 성공 요인은 차별화된 기획과 매장의 컨셉 그리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라는 이야기를 재차 드리고 싶다. 명확히 승부를 볼 수 있는 씨앗자금이 마련되었다면 소상공인진흥공단을 통해서 카페 초기 창업비용의 일부를 대출로 충당할 수 있다. 혹은 특별한 기술이나 특허 등을 보유하고 있다면 기술보증기금의 문을 두드려 볼 수도 있다. 창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돈이 아닌 창업자 자신의 확고한 기업가 정신과 확신이다. 물론 그 확신은 오랜 경험과 데이터를 통해 논리적으로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카페 창업을 서두르려는 청년들에게는 긴 호흡을 가져볼 것을 권하고 싶다. 카페는 아름다운 감옥이라는 문구도 있다. 언뜻 겉은 화려해 보이나 속은 그렇지 않은 창업 아이템일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문구이다. 대구는 커피 프랜차이즈의 본고장이라고 할 만큼 멋진 브랜드들이 많이 탄생한 커피 명소이다. 청년들의 참신한 기획과 발상으로 또 다른 획기적인 지역 커피 브랜드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추현호 대구청년정책위원회 위원 / e-mail: ilmare1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