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오줌에 기름이 뜬다면, 지방섭취 줄이고 수분섭취 늘려야

간혹 환자분들 중에서 “소변에 기름이 떠있는데 어디 안좋은게 아닐까요?”라고 묻는 분들이 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건강한 소변은 연한 노란빛을 띄고 있으며 투명하다. 음식, 수분섭취나 건강상태에 따라서 소변의 색이나 형태가 바뀔 수 있는데, 기름이 떠있는 것과 같은 소변을 ‘지방뇨’라고 부르며 여기서 더 나아가 뿌옇게 탁해진 소변을 ‘유미뇨’, ‘혼탁뇨’라고 부른다.
섭취한 지방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고 소변으로 흘러나와 나타나는 현상으로, 고지방식이를 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탄수화물이 과다해진 경우 지방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고지방, 고탄수화물 식단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지방뇨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수분섭취가 적거나 항생제 복용을 한 뒤, 사골국물, 탄산음료 등 인산이 많은 음식을 섭취한 뒤, 바나나, 시금치 등과 같은 음식을 많이 섭취한 경우에도 소변은 뿌옇게 나타날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질 분비물, 남성의 전립선액에 의해 혼탁해지는 경우도 있다.
식습관에 의한 일시적인 유미뇨의 경우, 지방섭취를 줄이고 수분 섭취를 늘리면 자연스럽게 소변이 좋아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미뇨가 지속되는 경우 단백뇨, 세균뇨, 농뇨, 고지혈증, 당뇨 등을 의심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소변백탁(小便白濁), 요탁증(尿濁證), 고림(膏淋) 등으로 불리며, 주로 비위습열(脾胃濕熱), 신허습비(腎虛濕脾)에 의해 발생한다고 본다. 비위습열은 지방섭취 과다, 고칼로리 음식 섭취 등으로 인해 생기는 증상으로 명치가 항상 그득하고 불편하며, 가슴이 답답하고 입이 자주 마르는 증상을 보이게 된다. 신허습비란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자주 피곤해하며, 추위를 많이 타고 소변을 자주보는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환자의 증상에 따라 육미지황탕, 팔정산, 비해분청음, 청리자감탕 등의 처방을 활용하며, 침 또는 뜸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일시적인 지방뇨, 유미뇨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음식을 조심하고 수분섭취를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소변에서 기름이 계속 나온다면, 정확한 원인을 알고 치료를 하기 위해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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