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떡볶이는 처음이야!

‘대구 떡볶이 성지’ 윤옥연 할매떡볶이 송현점


여러 유명한 음식 프로그램에도 자주 나온 윤옥연 할매떡볶이는 웬만한 20대 이상의 대구사람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걸쭉한 소스와 길고 가는 밀 떡볶이와 양배추, 그리고 새빨간 소스(다대기)가 그릇 가장자리에 붙어있다. 여타 떡볶이와는 맛이 차별화된 특별한 떡볶이로 유명하다. 단맛은 양배추뿐 고춧가루와 후춧가루가 가득한 걸쭉한 소스는 밀떡과도 잘 어울리지만 곁들여 먹는 튀김오뎅이나 튀김만두와 환상적인 궁합을 보인다. 매운맛에 자신 있다는 소위 맵부심 강한 사람들도 소스를 다 풀어먹으면 땀을 뚝뚝 흘리며 먹게 되는 마성의 떡볶이다.
윤옥연 할매떡볶이 송현점은 본점을 이어 긴 시간 많은 사랑을 받는 떡볶이집이다. 송현시장 안에 위치한 가게는 작지만, 점심시간에는 한산한 적이 잘 없는 곳이다. 문을 열면 특유의 고춧가루와 후춧가루 같은 칼칼한 향과 튀김 기름 냄새, 긴 시간 자리를 지키신 사장님 내외가 계신다. 조리 얼마나 일한 지 여쭤보자 수줍은 목소리로 대답하셨다. “올해 딱 20년 됐어.” 뒤따라 펼쳐 보이는 두 손가락에는 20년이라는 세월과 자부심이 가득하셨다.
사모님은 원래 사장님과 부산에서 살고 계셨다고 한다. 어느 날 사장님이 다치시게 되고 그때 사장님의 누나분께서 대구에 내려와서 일해보지 않겠냐 제안을 하셨다고 한다. 연락해주신 누나분이 대구 유명한 떡볶이 중 하나인 윤옥연 할매떡볶이 원조, 본점이라고 하셨다. 그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20년을 맛과 자리를 지켰다며 뿌듯하게 말씀하셨다. 변함없는 맛의 비법에 대해 여쭤보자, 20년 내내 동일한 물품을 사용하고 사장님과 아들분이 꾸준히 먹어보고 철저한 관리를 통해 비법 양념의 맛을 이어 갈 수 있다고 웃으며 말씀하셨다. 물품의 가격이 올라감에 따라 음식 가격도 올려야 하지 않겠나 하다가도 찾아오는 분들이 고맙다고 가족분들이 가격변동을 반대한다고 하셨다. 살짝 비법 양념에 대해 여쭤보자 “아유 그건 비밀이지” 손을 저으시는 모습에서 달인의 느낌이 물씬 풍겨 나왔다.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도 손님들이 찾아와 주문한 떡볶이와 튀김이 든 봉지들을 들고 문을 나섰다. 대부분의 업소가 배달 앱을 사용하는 요즘이지만 앱을 이용하지 않고 주문하고 찾아오는 손님과 전화로 직접 주문해주는 고객들만 받는다고 하셨다. 근처에 송현여자중학교, 고등학교가 있는데 학생들이 자주 찾아오지 않냐 여쭤보자 요즘 애들보다는 예전에 먹던 단골손님들이 성인이 되어, 부모가 되어 꾸준히 찾아오신다고 했다. 요즘 떡볶이들은 대부분 단맛이 강해 할매떡볶이 만의 특유의 달지 않은 칼칼한 매운맛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래도 부모님 손을 잡고 따라온 초등학생 단골손님들이 생겨 기분이 좋다고 하셨다.
코로나가 없을 때는 찾아오는 손님도 많고, 포장해 가는 손님도 많았는데 코로나로 줄었다. 아쉬워하셨다. 빨리 나아져서 부모님을 따라오는 어린 미래의 단골손님들을 만나고 싶으시다고 하셨다.

☞ 주소: 달서구 송현동길 70 (대구 달서구 송현동 545-4)
전화: 053-652-0771

최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