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하러 왔다가 맛에 취해가는 ‘영양 뚝배기’


속을 든든하게 달래는 국물이 있는 음식이 많이 있다. 그 중에서 뼈다귀 해장국은 숙취 해소를 위한 국이라기 보다는 한 끼 식사라 여기고 먹는 음식이다. 콩나물, 황태 등을 넣어 끓이는 일반 해장국과 달리 뼈다귀와 우거지가 들어간 뚝배기 해장국은 서민들의 든든한 점심메뉴로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메뉴이다.
뚝배기 해장국 맛의 포인트는 누가 뭐라 해도 진한 고기육수 맛이라 할 수 있지만 여기에 오래도록 뭉근히 끓여낸 우거지도 한몫 단단히 한다. 고기나 뼈다귀만 넣고 끓이면 진하고 묵직한 육수 맛을 얻을 수는 있지만 시원한 맛이 부족해지고, 가볍게 대충 끓이면 2% 부족한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국물 맛이 되어버리기에 고기와 우거지의 적절한 양 조절과 끓이는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닌데 진하면서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 죽전동에 위치한 “영양 뚝배기 해장국” 집 맛이 그러하다.
지금의 이곳에서 21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혼자 일하시던 어머니를 도와 지금은 아들과 함께 운영을 하고 있다. 뚝배기 해장국이라고 하면 당연히 국산 돼지등뼈만을 사용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그렇지만은 않다. 알고 보면 가격 싼 수입산 돼지등뼈를 사용하는 곳이 더 많다. 하지만 여기는 20년 전부터 국산 돼지등뼈만을 고집해 오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입산 돼지등뼈보다 국산 돼지등뼈로 끓인 해장국의 장점이 더 많다고 하는데, 수입산과 비교해 고기의 양은 적지만, 고기의 질도 좋고 잡내가 나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육수를 내었을 때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우러나서 계속 먹게 되는 당기는 맛이 난다. 고기에서 나는 누린내를 잡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비법들을 쓰고 있다.
예를 들어 인공첨가물이나 여러 가지 야채, 여기에 한약재까지 넣은 곳이 많은데, 냄새는 잡을 수는 있지만 대신 텁텁하고 무거운 국물 맛이 나기 일쑤다. 하지만 좋은 재료에 노하우를 더하면 이런 걱정은 아예 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 영양뚝배기의 국물 맛은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하면서 깔끔하고 등뼈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맛이 일품이다.
조심스레 맛을 내는 비법이라도 있냐고 물어보니 “내가 먹어보고 맛이 없고 맛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면, 고객들도 같은 마음 이라고 생각해 항상 처음 그 맛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20년 넘게 처음 그 맛을 지켜온다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코로나 사태로 영업시간이 반으로 줄어 걱정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단골고객들이 꾸준히 찾아줘 큰 매출 하락은 없었는데,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어렵게 지켜온 것들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한편으로 ‘잘해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장사를 하다보면 또 어떤 일들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니 앞으로도 지금처럼 변함없이 지켜가겠다니 20년을 믿고 가도 좋을 맛집 영양 뚝배기이다.

이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