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어린 아이, 한약 먹어도 될까? (2)

지난주에는 몇 살부터 한약을 먹어도 되는지, 한약을 먹고 혹시 간이 나빠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한약은 출생 후 언제든 필요에 따라서 복용할 수 있으며, 한의원에서 체질과 증상에 맞게 처방받은 한약은 간수치에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이 외에도 아이들의 한약을 지을 때 부모님들이 궁금해하는 점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한약 또는 녹용을 어릴 때 먹으면 바보가 된다던데, 괜찮을까요?
한약을 먹어도 바보가 되지 않습니다. 특히 녹용을 먹이면 바보가 된다는 말이 많은데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비싼 녹용을 복용할 수 없던 시절 만들어낸 우스개소리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아이들의 대표적인 처방 귀룡탕에도, 황제에게 진상되어 유명한 공진단에도 녹용이 들어갑니다. 녹용이 들어간 공진단의 경우 해마의 기억력을 증진하는 효과도 입증되어 있어 녹용 복용 후 바보가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다만 녹용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녹용이 들어간 건강기능식품보다는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고 체질에 맞게 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한약 먹고 살이 찌진 않을까요?
한약의 칼로리는 처방마다 다르지만 5~30kcal로 아메리카노나 여성분들 다이어트를 위해 마시는 아몬드브리즈정도의 칼로리입니다. 본인에게 맞는 처방을 복용했다면 한약만으로는 살이 찌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은 건강한 체중을 위한 ‘다이어트’의 중요성으로 한약다이어트가 각광받고 있는 만큼 한약으로는 살이 찌지 않습니다.
다만 속이 약해 음식을 못 먹던 아이가 한약 복용 후 속이 튼튼해지면서 섭취량이 느는 경우 몸무게가 증가할 수 있지만 섭취하는 음식을 골고루 먹게만 해주신다면 튼튼해지지 비만해지지 않습니다.
더불어 임신 중 한약복용도 안전합니다. ‘모든 한약이 안전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동의보감에도 잉부(孕婦)파트가 따로 있고, 임산부들의 요통, 감기, 입덧 또는 태아가 불안정할 때 사용하는 처방들은 따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외의 처방이나 약재들을 보면 임산부에게 신용(愼用) 하거나 금기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임산부에게 써도 안전한 한약들을 과거에서부터 경험적으로 분류되어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2019년도 일본에서 진행된 연구논문에서도 임신 중 한약 복용이 기형아, 조산 등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한약은 유달리 ‘-카더라’가 많은 의약품입니다. 한의원의 한약은 두려워하면서 한약재를 사용한 건강기능식품이나 음식은 거리낌 없이 섭취하고 나눠주고 있습니다.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 하에 체질에 맞춰 복용하는 한약은 간, 신장 수치를 나쁘게 만들지도 않고 환자를 바보로 만들지 않습니다.

보생조한의원 원장 조현정
대구시 달서구 달구벌대로 1607 / 보생조한의원 ☎053-564-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