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고 답하다] 진흙 속에서 건진 보물들

요즘 소위 ‘꼰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라(나)때는 말야’라는 말을 삼가야 한다고 하지만 굳이 옛날 얘기를 하고자 한다. 필자가 군에서 근무하던 시절, 필자는 그동안 육군본부와 예하부대의 인사 분야에서 오랜 기간을 근무해 오면서 우리 육군의 인사관리제도 발전에 미력하나마 일조를 해왔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켠에 항상 무언가 있어야 할 것이 없다는 공허감과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을 해왔다. 즉, 창군기부터 지금까지 육군의 인사관리제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집대성한 자료가 없다는 데 대한 안타까움이 늘 있어 왔다.
이에, 인사관리제도에 관한 자료들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를 파악하여 관련 자료들을 최대한 발굴하고 각 시대별, 제도별로 부분적으로 산재해 있는 자료들을 한 줄로 꿰는 작업에 착수하게 되었다. 그 결과 창군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자료를 망라하여 최종적으로는 ‘육군장교 인사관리제도 변천사’를 집대성할 수 있었다.
물론 그 과정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1950년대 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자료를 찾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 인내심이 요구되었다. 자료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은 다 찾아다녔다. 케케묵은 먼지 속에서 고(古) 자료를 찾았을 때의 기쁨은 경험해본 사람만 알 것이다.
그때 찾은 자료들은 진흙 속에서 건진 보물들이다. 6·25 전쟁중인 1951년에 생산된 육군규정 600-5 ‘육군 인사제도’를 포함하여 1954년도에 생산된 ‘장교 인사분류규정’ 등도 포함되어 있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나는 내가 집대성한 ‘육군장교 인사관리제도 변천사’가 후배들이 앞으로 미래 우리 육군의 장교 인사관리제도를 연구하고 발전시키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여 제대로 된 ‘옥동자’를 탄생시키겠다고 다짐해 본다. 내가 평생 종사해온 분야에서 ‘당대의 일가를 이루었노라’고 감히 자부할 수 있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말이다.

구용회 건양사이버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