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고 답하다] 자기관리

인생에서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자기관리다. 인간은 이성의 동물인 동시에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급적 정신수양을 통해 희망, 기쁨, 감사, 자신감, 만족, 평화, 경건, 행복 등의 고급스런 감정 속에서 생활해야 한다. 불안, 시기, 질투, 공포, 좌절감, 열등감, 저주, 분노 등의 저급스러운 감정의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한다. 돌이켜 보면 예전에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여 펄펄 뛸 듯이 기뻤던 마음도 시들해지고, 불같이 일었던 분노도 다시 생각하면 부끄러우며, 울며불며 슬퍼했던 마음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닌 것을 한두 번쯤 경험하였을 것이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어느 날 다윗(David, ? ∼ BC 961) 왕이 궁중의 세공에게 “내가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두어 기쁨을 억제하지 못할 때 그것을 차분하게 억제할 수 있고, 내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좌절하지 않고 용기를 줄 수 있으며,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분노하지 않는 반지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 말을 들은 세공은 고민 끝에 지혜로운 솔로몬(Solomon, ? ∼BC 912) 왕자에게 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부탁하자 솔로몬 왕자는 반지에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Soon it shall also come to pass)”라는 문구를 써넣어 드리라고 하여 세공이 위기를 모면했다는 일화가 있다.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는 195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위스콘신 대학교의 대학원생 커플이었던 시리아 출신의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미혼모였던 그의 생모는 외할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혀 스티브 잡스를 입양 보내게 되고 잡스는 학교생활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전자제품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1969년 홈스테드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친구의 소개로 후에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을 만난다. 1972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포틀랜드의 리드대학에 진학해 철학을 전공하게 되지만 잡스는 본인이 관심 있고 자기개발을 통해 많은 지식을 습득하게 된 컴퓨터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1년 만에 철학과를 중퇴한다.
그는 전자제품에 대한 지식을 더 쌓기 위해 이에 관한 책을 많이 읽는다. 대학 중퇴 후 잡스는 1976년 워즈니악과 동업으로 애플컴퓨터를 창업하고, 세계 최초의 퍼스널 컴퓨터 애플을 선보인다. 그 후 성공을 거두었지만 회사 내부 사정으로 1985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가 12년 만인 1997년 다시 애플로 복귀하여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테블릿 PC를 전 세계적으로 히트시키는 등 IT 산업을 주도한다. 우리 인류에게 획기적인 문명의 이기를 만들어준 스티브 잡스도 인간의 영역을 벗어나는 건강상의 문제로 2011년 10월에 사망했다. 만약 스티브 잡스가 전자제품 지식 습득에 대한 자기관리를 하지 않았다면 그는 철학과를 졸업하고 평범한 삶을 살아갔을 지도 모른다.

구용회 건양사이버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