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돼지찌개 놀라운 맛, 촌 돼지찌개


“성주 돼지찌개 놀라운 맛, 촌 돼지찌개”라는 간판만 봐도 뭔가가 특별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찌개 맛집을 소개해 드립니다.
가게에 들어서면 좀 무뚝뚝하고 차가운 느낌의 남자사장님이 손님을 반깁니다. 처음엔 사장님을 보고 정말 뭐지 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따뜻하고 정 많으신 분이십니다. 요즘 말로 ‘겉차속따’.
이 가게에서는 손님이 직접 조리하는 불편을 가급적 줄이기 위해 주방에서 80~90% 이상 조리된 음식을 테이블로 가져다줍니다. 가지고 온 음식을 그냥 끓이기만 하면 맛있게 됩니다. 찌개에 들어가는 채소는 겨우 무 ,파 ,부추뿐입니다. 찌개에 사용하는 육수도 콩나물과 무만으로 낸 채수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흔히 말하는 멸치, 밴댕이, 명태 등 다양한 해산물로 육수를 내지도 않는다는 말입니다. 거기에 당일 공수되는 얼리지 않은 돼지고기와 당면, 두부, 수제비에 각종 양념을 적절히 넣으면 정말 얼큰하고 시원한 맛을 낸답니다. 양념도 고추장, 고춧가루, 소금 조합으로만 한다는데 이런 맛이 납니다. 특히 고기는 20여 년 동안 식육점을 운영하며 거래했던 거래처에서 엄선된 얼리지 않은 돼지 전지 부분만을 사용해서 휠씬 좋은 맛을 내는 거 같다고 합니다. 때로는 그날 사용할 고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가져오라고 되돌려 보내기도 하신다고 합니다. 남다른 깊은 맛의 비결은 바로 이것이었나 봅니다. 간판에 쓰인 것처럼 정말 놀라운 것은 다른 찌개집과 달리 고기에서 잡내가 거의 안 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장님께 다른 집과 다르게 크게 좋은 게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국물이 진하고 잡내가 나지 않는 비결을 물어보니 정말 놀라운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증성!!!!!!”
이 한마디에 모두가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경상도 사람들은 다 알아듣는 한마디였습니다. “노력이다. 일을 시작하고 3달 정도는 밤에 잠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었다. 유명하다는 찌개집도 다녀보고, 고기 부위도 여러 가지 써도, 내 뜻대로 맛이 나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아 밤새 고민하고 또 다시 연습하고 또 고민하고. 이렇게 노력하다보니 우리집만의 맛을 가지게 되었다.” 주방을 담당하고 계신 안주인의 말이었습니다.
그냥 나오는 찌개도 맛있지만, 제가 아는 꿀팁을 방출해 드립니다. 저는 방문할 때 마다 다진 마늘과 고추를 더 달라고 합니다. 그러면 한 접시 수북히 주시는데 아무 고민하지 마시고 모조리 다 찌개에 넣고 5분정도 더 끓입니다. 더 얼큰하고 말할 수 없는 감칠맛이 나서 밥도둑, 술도둑이 따로 없습니다. 라면 사리, 두부 등은 원하는 만큼 추가해 드시면 됩니다. 한 가지 비밀을 몰래 더 알려드리자면 여기 사장님과 빨리 친해지면 사리는 사장님이 알아서 서비스로 많이 넣어준다는 사실입니다.
구수한 사투리로 소상공인들에게 파이팅을 외쳐 주시는 맘 좋은 사장님. 저도 크게 한번 파이팅 외치고 가게를 떠납니다.
이 가게 타이틀 돼지찌개 뿐만 아니라 동태탕, 두루치기, 갈비찜, 김치찜 등 다양한 안주거리도 있습니다. 맛있는 찌개로 호강 한번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단언컨대 돼지찌개는 아는 곳 통틀어 2위 안에 들어 갈 것입니다.
아직은 따듯한 국물이 잘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여러분도 뜨거운 국물 호로록 마시면서 몸도 마음도 달랬으면 좋겠습니다.

이권수 기자

☞ 성주 돼지찌개 놀라운맛, 촌돼지찌개 / 감삼동 694-11 / ☎ 053-561-8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