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우리 아이가 원래는 책을 많이 읽었는데, 해가 갈수록 안 읽는 것 같아요.”
“책은 읽는데 보면 다 만화책이에요”
주변에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님의 말을 들어보면 위와 같은 하소연을 많이 한다. 대게의 아이들은 책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니지만 가뭄에 콩 나듯 유독 책을 좋아하고 책 읽기가 취미인 아이들도 더러 있으며 책을 좋아하는 아이인지 아닌지는 대화를 해보면 금방 드러날 만큼 수준 차이도 크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은 거의 모든 부모가 가지고 있는 바람이다. 그렇다면 책 읽기는 왜 중요할까? 책은 세상을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만날 수 있는 방법이다. 책을 통해 직접 체험할 수 없는 것들을 느껴보고 미리 알게 되면서 상상력과 창의력이 길러진다. 또한 본인과는 다른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는 작가부터 각양각색의 성격을 지닌 등장인물까지 만나면서 세상에는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한 삶의 모습과 방식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도 가지게 된다.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은 우선 책이 스마트폰만큼이나 재미있다는 것을 경험시켜줘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은 책을 보게 만들어야 하는데 아이 옆에서 습관적으로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스마트폰이나 TV가 아닌 책을 펼치면서 가정의 문화가 ‘보는 문화’에서 ‘읽는 문화’로 전환되는 것이다. 읽는 문화가 일단 정착되면 집안 구석구석에 책을 놓아보자. 손이 닿을만한 곳이면 어디든 놔둔다면 아이는 부담 없이 읽기를 시작하게 된다.
또 다른 방법은 아이에게 책을 직접 읽어주는 것이다. 영유아기 때 읽어주는 동화책과는 달리 보다 높은 수준의 책을 읽어주는 경험은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책에 대한 좋은 감정을 싹 틔우는 동시에 책의 내용과 관련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나아가 아이는 부모의 목소리를 듣고 부모는 아이의 반응을 살피며 읽어줌으로써 자녀와의 유대감 형성도 기대할 수 있다.
읽을 책을 골라주는 것도 좋지만 더 좋은 것은 무엇이든 아이가 읽을거리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그림이 글보다 많다거나 나이에 맞지 않은 잡지라도 개의치 않고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나 성향대로 스스로 고르게 한다면 아이는 흥미롭게 글을 읽게 되고 자연스레 책 읽기도 좋아하게 된다.
산타도 2주 격리에 들어가 선물이 예년보다 늦을 거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올 연말에는 가족과 오붓하게 모여앉아 함께 호흡하고 공감하며 무언가를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선물 보따리에는 미리 빳빳한 새 책을 넣어두고 말이다.

이원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