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고 답하다] 결혼은 원석끼리의 만남

결혼을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어떻게 정의를 내리는가에 따라 보는 시각이 정해지고, 그에 따른 대응방법도 서로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정의가 있겠지만 ‘서로 다른 보석의 원석끼리의 만남이다!’라고 정의해 보고 싶다. 서로 부딪치고 비벼대며, 서로가 서로를, 서로가 서로에게 갈고 갈리면서, 톱니가 맞물려 서로 하나 되듯 하나 되고, 서로가 서로를 진정으로 아름답고 값진 보석같은 삶으로 변화시키고, 변화되기까지 함께 노력하는 것이 결혼이 아닐까 싶다.
이미 성숙하여 나름대로의 뜻과 모습을 상당부분 갖춘 뒤의 만남이라, 보석의 원석을 연마하는 것보다는 분명히 더 어려울 것이 틀림없다. 이런 특성을 감안하여 끊임없이, 될 때까지, 되게끔 노력할 결심으로 만남을 이루는 것이 결혼이고, 그 결심을 이루어가는 과정이 결혼생활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미 연마된 아름다운 보석을 선택하여 즐기는 것이 아닌, 가능성끼리의 만남이, 사랑과 배려가 빚어내는 완성의 기쁨을 창조하려는 노력의 시작이 결혼이 아닐까 한다.
어제까지의 아름다웠던 손이, 이제부터 ‘우리’라는 단단하기만 하고 전혀 연마되지 않아 거칠기 짝이 없어, 아직은 돌이라 불릴 수밖에 없는 원석을 아름다운 보석으로 연마해 내기 위한 어떤 고난과 역경도 극복하고 둘이 하나 되어 이루는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향하여 시작을 알리는 것이 결혼이 아닐까 한다.
상대를 내 뜻, 내 입맛에 맞게 변화시키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상대의 기대에 부응하여 내가 먼저 상대의 원함에 맞게 변화함으로써 상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기뻐하는 것에 더 우선을 두고 협력하는 것이 결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요즘 연예인들끼리 결혼을 많이 하는데 다들 잘 생기고, 돈도 잘 벌고, 사회적으로 인정도 받는 사람들이다.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 남부러울 것이 없는 결혼이라 할 수 있다. 한 여론조사 결과 대학생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이상적인 연예인 부부로 션ㆍ정혜영 부부(1위), 차인표·신애라 부부(2위), 최수종·하희라 부부(3위)가 각각 선정되었다.
이들은 언론에 노출되는 것만 보면 아주 행복해 보인다. 실제로도 그런 것 같은데 이렇게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도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 잘 살 것만 같았던 연예인 부부가 다 잘 사는 것도 아니며, 혼자보다 둘이 되어서 오히려 더 불행해진 사람들도 있다. 따라서 어떤 배우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행복이 결정된다.

구용회 건양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