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고 답하다] 자기하기 나름이다

한 대학 연구기관에서 행복지수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 배우자라고 하였듯이, 꼭 연구조사가 아니더라도 배우자가 개인의 행복도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사람이 만일 30살에 결혼을 한다고 치고 평균 수명 연령이 80세라고 하면 50년 동안 같이 지내는 사람이 배우자이기 때문이라고 앞에서 언급했다. 반세기를 함께 살면서 매일 보는 사람과 불편한 관계라면 그 사람의 삶이 만족스러울리 만무하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보편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정신연령이 높아 철이 다소 없는 남편을 잘 내조한 사례가 많아 생긴 말일 것이다. 결혼하기 전에는 평범한 사람이었다가 결혼한 뒤로 승승장구하여 성공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결같이 “부인 잘 만난 덕이다”라고 하는 경우를 많이 봤을 것이다. 두 사람의 노력이 하나로 합쳐져 좋은 결과를 만든 경우이다. 우리가 잘 아는 바보 온달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온달은 고구려 평강왕때 사람으로서 용모는 구부정하고 우스꽝스럽게 생겼지만 마음씨는 비단결 같았다. 집안이 몹시 가난하여 항상 밥을 빌어 어머니를 봉양하였고 떨어진 옷과 해진 신발을 걸치고 다니니 사람들은 그를 ‘바보 온달’이라고 불렀다. 어느날 평강왕은 어린 딸이 많이 울어 울기만 하면 “네가 항상 울어서 내 귀를 시끄럽게 하니, 자라면 틀림없이 사대부의 아내가 못되고 바보 온달에게나 시집을 가야 되겠다.” 라고 놀렸다.
공주의 나이가 16세가 되자 왕이 딸을 사대부의 가문에 시집보내려 하자 공주가 말하길 “대왕께서 항상 말씀하시길 너는 반드시 온달의 아내가 되리라고 하셨는데, 이제와서 무슨 까닭으로 전날의 말씀을 바꾸십니까? 필부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데 하물며 왕께서 더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이 말을 듣고 화가 난 왕은 공주를 내 쫓아 버렸다. 이에 공주는 궁궐을 나와 온달의 집을 물어 그곳으로 향하였다.
결국 공주는 온달과 결혼하여 온달에게 말타기와 무예를 기르도록 하여 훗날 유명한 장군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아내를 잘 만나 성공한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구용회 건양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