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단상_木曜斷想] 대학, 참된 배움의 시작

시험을 치르는 날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우여곡절 끝에 올해 수능시험이 치러진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수업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꿋꿋하게 수능을 준비하고 시험을 치르는 모든 수험생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올해 수능을 치르고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여느 해와는 다른 감정으로 대학에 입학할 것으로 짐작된다. 시련이 컸던 만큼 더 단단해진 의지로 대학에 입학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대학을 최고학부라 말하며 교육의 마지막 단계로 생각한다. 대학만 들어가면 모든 게 끝난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학은 배움의 과정에 있어 마무리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진정한 의미의 배움이 대학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인으로서 가져야할 첫 번째 덕목은 교수로부터, 친구로부터, 또 다른 무언가로부터 배우고자 하는 적극적인 태도이다.
대학에서 오히려 고등학교 때보다 더 많은 과목을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필요해서 내 의지로 모든 상황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대학에서의 배움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아야 하는 것이다.
또 대학은 기술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인격을 가르치는 곳이며 건강한 삶의 지혜를 배우는 곳이다. 인격이 수반되지 않는 기술은 지식은 될지언정 올바른 지혜가 되지 못한다. 지혜를 가지기 위해서는 전공에 대한 전문성은 물론 풍부한 교양을 쌓는 일이 중요하다. 학문간의 융합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양은 전공의 깊이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개될 대학교육의 변화에 슬기롭게 적응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하다.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는 2027년이 되면 대학 캠퍼스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이미 대학 수업의 상당 부분이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코로나로 인해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이미 시작되고 있었던 변화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코로나가 변화의 속도를 빠르게 만든 것뿐이다. 다소 급하게 진행된 온라인 강의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은 머지않아 모두 해소될 것이며, 형식은 온라인 강의지만 내용은 대면 강의와 다를 바 없는 강의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그 변화에 얼마나 현명하게 대응하느냐 하는 것이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대학생활을 통해 시대에 끌려가는 사람이 아닌,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미래를 슬기롭게 준비하기 위해 적성에 맞는 대학, 내가 잘 할 수 있는 전공을 찾아 대학을 선택하는 일이 우선 중요하다.

변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