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 한올’ 정성 가득 아름다운 손뜨개


오래 전 인기 드라마에서 배우 현빈의 유명한 대사 ‘한 땀 한 땀’은 그 이후 다양한 곳에서 패러디 되면서 정성 들인 수작업의 대명사가 되었다. 한 땀 한 땀 대신 한 올 한 올 뜨개질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이 있는데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슬기로운 집콕생활로 참 좋은 아이템이라 소개한다.
대구에서 가장 큰 손뜨개 공방인 ‘한올 손뜨개’는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3번 출구에서 가깝다. 60평이나 되는 넓은 공간에 온갖 종류의 실이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고 공방 주인(윤병숙) 솜씨가 워낙 뛰어나다 보니 서울에서도 찾아온단다. 명인에 가까운 솜씨다.
공방에 걸려있는 작품(그냥 옷이 아니고 작품수준이다)을 보면 도저히 손으로 떴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고 아름다워 저절로 입이 떡 벌어진다. 손뜨개는 초등학교 때 목도리 하나 떠 본 게 전부인 기자의 눈엔 그야말로 신세계로 보였다. 이게 정말 사람 손으로 뜬 게 맞느냐고 물어보니 초보자들도 뜰 수 있다고 한다. 손뜨개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색깔 배합이나 이음새 등 어려운 부분은 해결사인 공방의 주인이 꼼꼼하게 지도해 주시기 때문에 누구나 어려움 없이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옷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2주면 한 개를 뜰 수 있단다. 한 회원은 칠곡 왜관에서 기차를 타고 공방에 나오신다고 했다. 혼자 집에서 해도 되지만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곧바로 해결할 수 있고 다른 회원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이 크기 때문에 꼭 이곳에 나와서 작업을 하신다고 했다. 뜨개질 마니아들의 사랑방인 셈이다. 코로나 때문에 예전보다는 공방에 나오는 사람들의 숫자가 줄었지만 그래도 기자가 찾아갔을 때 예닐곱 명이 마스크 꼼꼼하게 쓰고 띄엄띄엄 앉아서 각자의 뜨개질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눈과 손의 협응 작업이기 때문에 치매예방에도 좋고 작업하다 보면 시간도 정말 잘 가서 혼자서 할 수 있는 놀이로는 최고라고 한다. 물론 장시간 같은 자세로 뜨개질을 하면 허리나 어깨, 목에 무리가 올 수 있으니 적절한 스트레칭과 쉼을 하면서 뜨개질해야 한다고 공방 주인은 조언한다.
코로나로 사람 만나기도 겁나고 집에서 TV만 붙잡고 살기에도 지쳤다면 아름다운 작품이 뚝딱 만들어지는 손뜨개의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서순옥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