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단상_木曜斷想]무원의 품격

며칠 전 취재를 위해 달성군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입구에서 발열 체크를 하고 방명록을 작성하려고 하는데 옆에 서 있던 여성 공무원이 다가와 “QR체크인으로 하면 더 빠르고 편하게 입장할 수 있다”고 했다. “생성이 안 되어 있다”고 했더니 “쉽게 만들 수 있다”면서 폰을 가져가 설명을 곁들여 가면서 QR체크인 코드를 만들어 주었다. 채 1분이 걸리지 않았다. 이렇게 쉽고 간단한 것을 왜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을까 생각되면서 그 공무원이 너무 고마웠다.
기관 방문을 위해서는 발열 체크와 방명록 작성이 필수다.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직 수기 작성을 주로 한다. 개인정보 유출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QR체크인 생성이 어렵고 귀찮게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훨씬 편하고 쉽게 입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고, 그것을 만드는 것도 너무 쉽다는 것을 그 공무원이 가르쳐 주었다. 하루 종일 입장하는 사람들을 관리하기가 귀찮게 여겨질 수도 있을 법한데도 불구하고 세심한 배려를 해 준 그 공무원의 이름은 보지 못했다. 그러나 공무원으로서의 품격은 보았다. 친절함과 책임감도 보았다.
과거에 비해 요즘 공무원은 매우 친절해 졌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일선 민원기관인 동사무소의 명칭도 주민센터, 행정복지센터로 바뀌고 기존 동사무소 업무 외에 주민복지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함으로써 주민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성실·불친절하거나 무책임한 언행을 하는 공무원이 아직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어느 조직이든 모든 구성원이 똑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베이징 나비의 날갯짓이 뉴욕에 태풍을 몰고 올 수도 있듯이 공무원 한 사람의 작은 배려가 모든 공무원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무원을 포상할 때도 이런 작은 배려를 실천하는 공무원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고려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이날 만난 공무원이 임시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민원인이 관공서에서 공적인 업무로 만나는 사람은 모두 공무원으로 인식하기 마련이다. 임시직 유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누가 무슨 일을 하느냐’ 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공무원은 말 그대로 공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공무를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맡은 일에 대한 업무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가짐이다. 자신의 업무에 대한 전문지식에 더하여 국민과 공익을 위해 봉사한다는 책임감이 보태진다면 공무원은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게 될 것이고 공무원이 수행하는 행정에 대한 신뢰도 더욱 커지지 않겠는가. 공무원의 품격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변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