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단상_木曜斷想] 글쓰기가 중요하다

하버드대학에서 1977년 이후 사회에 진출한 졸업생 1600명을 대상으로 ‘현재 직장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90% 이상이 ‘글쓰기’라고 답했다. 하버드대학에서는 모든 전공과목에서 글쓰기를 토대로 수업을 받는다고 한다. 전공에 상관없이 학교 다니는 내내 글쓰기 수업을 듣고 글을 써서 평가받아야 한다. 하버드대학이 글쓰기 수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학생들이 ‘창의적이면서도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워렌버핏, 제프베조스 같은 세계적 리더들은 ‘글쓰기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가장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은 해마다 직접 쓴 주주서한을 통해 자신의 선택과 결단을 밝힌다. 그리고 이들의 글은 많은 사람들의 필독서가 되었다.
모든 업무는 글에서 시작되고 글에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실무 현장에서의 글쓰기 능력은 중요하다. 자기소개서, 기안문과 보고서 그리고 기획서, SNS에 올리는 글 등 모든 것이 글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글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설득력있게 쓰느냐에 따라 개인에 대한 평가도 달라진다. 보고서 등과 마찬가지로 업무지시서 또한 내용이 논리적이면 효과적인 의사전달도 가능할 뿐 아니라 업무 효율성 또한 높인다. 실무현장에서는 특히 상황에 맞는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해와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 보고서나 기획서는 그 글을 읽는 상대를 고려해서 써야 한다.
글쓰기가 어려서부터 훈련이 되어 있지 않으면 대학에서의 학습뿐 아니라 사회생활에도 많은 어려움이 생긴다. 서울대 신입생의 약 40%가 글쓰기 능력이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 논제와 무관한 내용을 기술하는가 하면 비문(非文)도 수두룩했다고 한다. 수능 국어과목에서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는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우리 교육방식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학의 교양과정에서는 이공계나 인문계 모두 글쓰기 강의를 한다. 그러나 글쓰기는 일시적인 또는 일방적인 교육으로 완전히 습득되기 어렵다. 어릴 때부터 꾸준하고 체계적인 독서 교육과 글쓰기 지도가 필요한 이유다.
온·오프를 가릴 것 없이 많은 글이 생산되는 시대, 그러나 기본적인 문법조차 갖추지 못한 글 또한 넘쳐나는 시대, 올바른 글쓰기는 현대인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능력이 되고 있다. 바른 글은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한편,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글을 바르게 쓰기 위해서는 좋은 글을 많이 읽고, 읽은 내용을 정리해 보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바른 생각을 가지는 것이다. 글은 생각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변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