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고 답하다] 국가관

오늘날 국가가 없는 개인의 삶을 생각하기는 매우 어렵다. 국가는 인간 생활 대부분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가가 설정한 범위 내에서 그들의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사회에 있어서 국가를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다양하다. 이는 우리가 국가관의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것과 올바른 국가관을 정립하는 것이 더욱 긴요한 문제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를 위한 가치 덕목으로 애국애족, 충성, 봉사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늘 가슴에 새기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하는 핵심 덕목이다. 국가에 대한 한없는 사랑을 가지고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신명을 바치며, 어떤 역경에 처해서도 조국을 배반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국가를 향한 국민의 참모습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자기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한 국가의 구성원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국가는 우리에게 운명공동체의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국가, 즉 우리의 조국은 조상 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이며 내 살과 뼈의 근원이 되는 곳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그 땅을 조국이라고 부르는 우리는 내 생명을 다 바쳐서 사랑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그래서 국가가 없는 개인의 삶을 생각하기는 매우 어렵다. 국가가 국민들의 안식처라고 할 때, 가정은 혈연으로 맺어진 몇몇 사람들의 안식처라고 할 수 있다. 가정이 붕괴되면 그 구성원들의 삶도 비참해 지고, 특히 어린 자녀들은 정상적인 성인이 되지 못하고 온갖 설움을 겪으며 어려운 환경속에서 살아갈 확률이 높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1970년대에 125만명의 지상군과 세계 4위에 이르는 공군력을 가졌던 월남이 하루 2끼를 주먹밥으로 때우고 슬리퍼를 신은 월맹에 패하였다. 압도적인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월남의 군인과 국민들은 애국심이 부족했고, 국가가 어떻게 되든 개인만 잘살려고 하는 일부 지도급 인사들의 부정부패가 만연했기 때문이다. 패망의 대가는 혹독하고 비참했다. 월맹에 의해 월남국민들은 26만여 명이 학살되고, 보트를 이용해 바다로 탈출한 난민중 11만여 명이 빠져죽었으며, 350만 여명이 월맹 치하의 수용소에서 죽었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대회에서 준우승의 위업을 이루어 낸 한국 야구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은 취임식에서 “국가가 있어야 야구도 있다”라는 말로 선수와 코치진 차출에 비협조적이었던 프로야구 구단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또 미국의 케네디 전 대통령은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개인과 국가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말들이다.

구용회 건양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