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전령 ‘국화’

일교차가 커지고 가을 햇살이 따사로운 전형적인 가을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 19로 봄부터 쭉 힘든 시간을 보내 왔는데 어느새 가을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가을을 대표하는 꽃 하면 누구나 쉽게 국화를 떠올릴 것이다. 나들이 삼아 대구지역 최대 화훼단지인 불로화훼단지로 한번 가보자. 온통 노랗고 빨간 국화꽃 향연이 펼쳐져 코로나 시름은 잠시 접어두고 눈호강 실컷 할 수 있다. 수십 개의 화원마다 제철 맞은 알록달록 화려한 국화꽃을 인도에까지 빼곡히 내놓고 손님들의 눈길을 잡아끈다. 어느 화원을 들어가더라도 가격이 저렴하고 꽃 상태도 최상이다. 불로화훼단지에서 25년째 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정영호(49) 사장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단다. 밀려드는 단체주문 배달에다 예쁘고 싱싱한 국화를 구입하기 위해 화원으로 찾아오는 개별 손님들도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색깔이 선명하고 꽃망울이 일정한 크기로 동그랗게 수형을 잘 잡은 화분이 좋은 국화꽃이라며 국화꽃 고르는 팁도 알려주신다.
3천 원 미니 화분에서부터 4∼5만 원 하는 대형 국화화분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대도 다양한데 특히 인기 있는 건 한 화분에 세 가지 종류의 국화가 함께 심겨진 것이라고 한다. 화분 하나로 세 가지 종류의 국화꽃을 감상할 수 있으니 좀 비싸더라도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것이다. 구입한 국화 화분은 물주기만 잘하면 한 달 이상 계속 싱싱한 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경제적이다. 국화꽃 화분 하나만 집으로 들였을 뿐인데 가을이 통째로 집안으로 들어온 기분이다. 기자도 추석 때 평소 고마웠던 분들에게 국화화분을 선물로 드렸더니 모두들 좋아하셨다. 꽃 선물을 싫어하는 이가 누가 있으랴?
국화는 종류도 매우 많지만 개화형태에 따라 하나의 꽃대에 하나의 꽃을 피우는 스탠더드 국화(흔히 장례식이나 제례용으로 사용되는)와 하나의 꽃대에 여러 개의 꽃을 피우는 스프레이 국화로 나뉘는데 지금 유통되는 국화 화분은 모두 스프레이 국화로 보면 된다. 국화는 꽃 색깔이 아주 다양하고 모양도 다양한데 가장 흔하게 보이는 홑꽃형을 비롯하여 겹꽃형, 아네모네형, 탁구공 같은 폼폰형, 가늘고 긴 거미줄 모양 같은 스파이더형까지 아주 다채롭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라고 미당 서정주 시인이 국화꽃을 두고 일찍이 노래한 것처럼 코로나19 시련 속에서도 어김없이 가을은 오고 국화꽃은 그렇게 화려하게 피어나 우리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있다.

서순옥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