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아파트 관리의 품격

친자식 이상으로 어르신 돌보는 LH천년나무1단지 배종석 소장

현풍읍에 있는 테크노폴리스 LH천년나무1단지는 1390세대가 살고 있는 서민형 임대아파트이다.
나 홀로 어르신이 전체 입주민의 60%가 넘을 뿐 아니라 주민의 많은 부분이 장애인이나 사회적 약자로 구성되어 있다. 당연히 경로당이 활성화되어 있는데, 100여 명의 경로당 회원 중 50명 이상이 거의 매일 경로당을 이용하고 있다.
아파트 내에는 탁구장을 비롯하여 당구장, 서예실, 헬스장, 작은 도서관 등 어느 아파트보다 훌륭한 복지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탁구동호회가 활성화되어 있는데 여가 선용 뿐 아니라 건강 증진, 주민 소통과 화합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러한 아파트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관리소장의 역할이 다른 아파트에 비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아파트 관리소장 배종석 씨(남·57)는 늘 긴장 속에 살고 있다. 크고 작은 민원 해결이나 아파트 환경관리 등 직원들과 함께 아파트 전체를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수시로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과 거동이 불편한 입주민들을 방문한다. 때로는 자비로 구입한 쌀이나 휴지 등을 전하기도 하는데, 지난 9월초에도 추석을 맞아 나 홀로 어르신과 장애자 세대를 방문해 자비로 준비한 화장지, 떡, 음료수 마스크 등을 전달했다.
배 소장은 “LH에서 추구하는 아파트의 이상도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아파트를 만드는 것이다. 나의 조그마한 정성으로 우리 아파트가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 희망이 살아 숨쉬는 아파트가 될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라면서 “앞으로도 어르신을 위한 나눔 활동은 계속할 것이다”며 겸손해 했다. 이 아파트의 김남식(여·76) 노인회장은 “친자식도 하지 않는 일을 친자식보다 더 잘하는 관리소장이다”라고 하면서 “잘 사는 것도 아닌데 자기 돈으로 이웃을 도우면서 티도 안내고, 부지런함이 몸에 배어 있어 텃밭도 가꿔 고추나 토마토를 주민들에게 나눠 주기도 한다. 배 소장이 오고 나서 우리 아파트가 정말 살기 좋은 아파트가 되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친자식 이상의 정성으로 어르신을 돌보고 있는 배종석 소장이 존재하는 한 아파트의 어르신들은 외롭지도 힘들지도 않을 것이다. 아파트 관리의 품격이란 이런 것이다.

변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