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단상_木曜斷想] 좋은 독자 좋은 신문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일을 자주적으로 처리하는 지방자치는 민주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요구에 기초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된 이후 몇 차례 개정되고도 했으나 제대로 시행도 못한 채 폐기되었다가 1995년 4대 지방선거에 의해 비로소 지방자치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완전한 지방자치라고 보기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지역에 대한 관심의 부족이다.
누구나 내가 사는 지역이 교통, 주택, 교육환경 등에서 잘 사는 지역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지역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관심은 그 희망의 크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사는 지역을 발전시키는 첫 번째 단계는 지역민이 지역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이것은 진정한 지방자치의 출발이기도 하다.
사람이 중심 되는, 주민이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루고 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역의 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신문을 잘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지역민의 삶을 공유하는 가운데 희망을 대변해 주는 것이 지역신문의 역할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역신문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지역민, 즉 독자들이다.
지역신문은 지역의 뉴스 중에서도 생활과 관계있는 정보나 지식을 제공한다. 지금은 ‘홍수 때는 정작 먹을 물이 없다’는 말처럼 콘텐츠가 과도하게 넘치는 디지털 세상이다. 그러나 미래의 통찰력을 키울만한 콘텐츠는 오히려 부족하다고 한다. 지역신문 역시 깊이 있는 정보나 미래에 대한 통찰의 힘을 길러주는 지식을 제공하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지역민이 살아가는 모습 그대로를 공유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살아있는 뉴스, 진정성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소식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신문 기사의 내용도 풍부해 지면서 감동을 주는 기사가 많이 만들어 지기 위해서는 지역신문에 적극적으로 투고나 제보를 해야 한다. 바람직한 지역신문은 지역민이 독자인 동시에 취재원이며 기자가 되는 것이다.
지방자치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지역신문이 있다. 그 지역신문은 지역민이 독자인 동시에 기자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도 전국적으로 많은 지역신문이 있다. 그 중 몇몇 신문은 전국 단위 신문에 버금가는 또는 그 이상의 독자층을 확보하고 지역문화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 바탕에는 지역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있다.
문화는 공급자가 아니라 소비자가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좋은 지역신문은 좋은 독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역민이 함께 만드는 지역신문에서 바람직한 지방자치의 희망도 보인다.

변점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