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북캉스를 떠나보자

북캉스란 북(book)과 바캉스(vacance)가 합쳐진 말로 독서를 즐기며 보내는 휴가를 말한다. 이제 여름도 막바지! 피서를 가기도 마땅치 않고, 상황이 받쳐주지 않을 때 북캉스야말로 최고의 피서가 아닐까.
이베이 코리아에서는 북캉스 수요를 반영해 다양한 도서할인과 적립혜택을 제공하여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계속된 장마와 장기화된 코로나19의 영향, 여름방학 및 2학기 준비 수요가 맞물리며 홈스쿨링, 북캉스를 위한 도서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 시원한 내 집이면 좋겠지만, 푹푹 찌는 무더위에도 에어컨 틀기가 만만치 않을 때, 우리는 서점이나 도서관, 인근카페를 찾는다. 서점에 들러 얇은 책 한권을 앉은 자리에서 다 훑어봤던 때는 지나고 이제는 서점에서도 책을 편안히 읽기가 녹록치 않다. 앉을 자리도 없거니와 이리저리 눈치도 보이는 통에 요즘에는 그렇게 책 한권을 거의 다 보는 일은 드물다.
서점이 아니면 도서관을 찾아 자신이 찾고 싶은 책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신간이면 좋지만, 꼭 신간이 아니어도 보고 싶었던 책을 찾아 읽을 때는 미뤄둔 숙제를 한 듯 뿌듯한 마음도 들것이다. 이렇게 북캉스를 보내는 곳으로 도서관을 찾을 수 있겠으나, 다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지금은 임시휴관이다.
마지막으로는 카페이다. 요즘 카페를 가보면 혼자 노트북을 가져와서 일하는 사람, 공부하는 사람, 책을 읽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집은 덥다보니까, 시원한 카페에 와서 차 한 잔을 마시면서 피서도 하고 할 일도 하며 보내는 것이다. 그냥 카페라도 괜찮고, 북카페라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은가? 최근 대구에 다양한 북카페들이 생겼다. 노슈즈존(no shoes zone)으로 운영하는 중구의 ‘남산제빵소’, 고스트(ghost)가 책을 골라준다는 ‘고스트북스’, 공연과 이벤트도 가능한 ‘더 폴락’, 복합문화공간으로 전시도 하고 공간도 대여하는 ‘시인보호구역’, 반려동물동반 가능한 ‘커피는 책이랑’, 맥주와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봉산19’, 24시간 영업하며 시간당 요금을 지불받는 달서구의 ‘커피랑 도서관’, 어린이를 위한 ‘키즈올’, 만화카페 ‘꿀잼’, 그리고 대구출판산업지원센타 2층 ‘북카페’ 등이 있다.
누군가를 만나지 않더라도 자신의 취향과 특색에 맞는 북카페를 찾아 마음을 채울 수 있는 북캉스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윤종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