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단상_木曜斷想] 조정과 래프팅

급변하는 시대,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대두됨에 따라 조직의 경영환경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사람의 뛰어난 능력으로 조직을 이끌어 가는 대신 모두가 리더의 역할을 하면서 함께 나아가야 하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설명하는 데 주로 인용되는 것이 조정과 래프팅이다.
조정이나 래프팅 모두 물에서 배를 타고 노를 젓는 경기이지만 조정은 배 모양이 거의 일직선 형태인 반면 래프팅은 타원형이다. 배의 모양에서 수직적 사고와 유연한 사고가 연상된다.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완연히 다르다. 조정경기는 평온한 수면에서 경기를 시작하지만 래프팅은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급류위에서 출발한다. 조정경기에서의 리더는 맨 앞에서 뒤에 앉은 선수들을 보고 지휘하지만 래프팅에서의 리더는 앞을 보고 끊임없이 주변을 살핀다. 조정경기에서의 리더는 직접 경기에 참여하지 않고 지시만 하지만 래프팅에서의 리더는 경기에 함께 참여한다. 조정경기는 리더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일사 분란한 힘이 요구되지만, 래프팅은 물의 흐름에 따른 각각의 판단력에 따라 경기를 풀어가야 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지혜롭게 수행하면서 팀 전체가 소위 원 팀으로 움직이면 얼마든지 놀라운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가 있다. 작년에 폴란드에서 열렸던 U20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어린 선수들은 우리나라 남자대표팀의 월드컵 축구대회 참가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같이’의 가치를 보여 주었다. 선수들은 서로를 격려하고 각자가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면서 톱니바퀴처럼 움직임으로써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선수 개개인이 가진 역량을 창의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정정용 감독의 리더십 또한 큰 주목을 받았다.
환경의 변화에 따른 팀 리더십은 기업 경영뿐 아니라 다른 모든 조직의 경영에도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모든 구성원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다. 목표에 도달하는 수단이나 방법도 다를 수밖에 없다. 각자가 가진 능력이 조직발전을 위해 발휘할 수 있도록 융합하고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리더십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조직의 목표에 대한 지식과 정보의 공유가 매우 중요하다. 정보의 공유를 통해 조직의 목표와 비전도 공유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
초연결, 초융합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함으로써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 과거와 같은 권위주의적 리더십으로는 성공하는 조직을 만들기 어렵다. 공유하고 공감하는 가운데 ‘같이’함으로써 감동적인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변점식 기자